인센티브는 경제를 푸는 열쇠다

2023. 2. 2. 07:45생활의 지혜

첫째, 인간의 모든 행동은 인센티브에 의해 좌우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하물며 인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여기서 칭찬은 일종의 '인센티브(incentive)'다.

인센티브가 주어질 때 인간의 행동도 변하기 마련인데, 그 변화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인간의 모든 행동이 인센티브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가령 착한 일을 한 학생에게 상을 주었을 때, '왜 상을 주냐?'고 화낼 학생은 아무도 없다.

 

목표 이상의 영업실적을 달성해서 보너스를 받은 직장인 중에서,

'보너스 받은 게 짜증이 나 회사를 때려치우겠다'고 투정부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렇듯 모든 사람은 인센티브를 받으면 기뻐한다.

그리고 이를 유지하거나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고자 일을 더 잘하려고 애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인센티브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본주의뿐 아니라 공산주의 경제체제에서도 인센티브는 중요하다.

제임스 가와트니James Gwartney와 리처드 스트라우프Richard Stroup가 쓴

<What Everyone Should Know About Econimics and Prosperity> 라는 책에는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사례가 나온다.

 

구소련 체제에서는 한때, 생산한 유리 무게를 기준으로 유리공장 경영자와 노동자의 성과를 평가했다고 한다.

그 결과 대다수 유리공장에서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유리만을 생산하게 되었다.

어찌나 두꺼웠는지 그 유리를 통해 밖을 내다볼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당국은 평가 기준을 면적으로 바꾸었다.

유리의 생산면적이 넓을수록 좋은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유리공장들은 유리를 최대한 넓게 만들려고 애썼고,

그 결과 유리가 너무 얇아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졌다.

이렇듯 공산주의 경제체제에서도 인센티브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데,

하물며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오죽하겠는가?

 

가장 화끈한 인센티브는 바로 '돈'이다.

 

그렇다면 인센티브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시대나 개인의 성향 또는 사람들의 관계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어떤 때는 명예가 인센티브일 것이고, 지위나 사랑, 무보수로 남을 도왔다는 심리적 만족감도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볼 때 우리에게 가장 화끈한 인센티브는 역시 '돈'이다.

 

언제부터인가 부모님의 환갑 선물로도 현찰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하니 역시 돈이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삭막한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그게 바로 현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돈이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표현하는 건 너무 천박한 것 아니냐'며

나에게 따질 이들이 엄청나게 많을 것 같다.

나 역시 너무 노골적이라고 생각되기는 마찬가지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업을 가장 천한 것으로 여기던 과거 사농공상의 유교문화 영향 탓인지

'돈'을 노골적으로 밝히는 것에 대한 일말의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좀 더 고상한 말로 바꿔 쓴다. 바로 '이윤'이다.

 

그렇다면 말을 바꾸어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 사람들은 '이윤'이 생기는 쪽으로 행동한다.

이러한 인간 행동 변화의 상관관계를 정리하고 분석한 것이 경제법칙이며 이를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경제학이다.

 

둘째, 경제학은 수요공급법칙에서 시작해서 수요공급법칙으로 끝난다.

 

경제학에서 인센티브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모름지기 경제학을,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 과정과 그 관계를 정리한 것'

이라고 한다면 이 과정과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가 바로 인센티브다. 

참고로 경제주체는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주체로서 가계, 기업, 정부를 일컫는다.

여기서 인센티브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행동변화가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 정리한 것이 '수요공급의 법칙'이다.

교과서나 뉴스 등을 통해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용어다.

 

균형가격 이야기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 이들이 만나는 곳을 우리는 시장이라고 부른다.

시장에 모여든 수요(사려는 사람)와 공급(팔려는 사람)은 처음엔 계속 자기 관점에서만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거래가 성사되기 쉽지 않기 떄문에

결국 수요와 공급은 서로 양보하게 되고, 둘 사이에 적정한 인센티브가 생기는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이것이 너도 만족, 나도 만족. '윈-윈'이 이루어지는 적당한 수준이다.

수요공급법칙을 보면 인센티브는 경제주체들이 예측가능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경제현상은 사회과학 법칙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법칙이 법칙대로 움직이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법칙이 어떤 경우라도 흔들리지 않은 채 성립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자연과학 법칙과 달리 특히 금융지식이나 경제법칙 같은 사회과학 법칙은

반드시 어떤 경우일지라도 모두 성립하지는 않는다. 예외가 있다는 말이다.

사회과학 법칙이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생겨나는 현상 중에서 '주로 그렇게 되더라'는 것을 정리한 것이다.

따라서 '주로' 그럴 뿐이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하나의 예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다'는 금융법칙을 살펴보자.

지금 당장 인터넷이나 경제신문에서 '오늘의 금리'를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3년짜리 회사채인 장기금리가 단기금리의 대명사인 하루짜리 콜금리보다 높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시 설명하겠다. 여하튼 이런 게 바로 사회과학 법칙이다.

 

그런데 앞서도 말했듯이 반드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을 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십수 년 전 외환위기 당시에는 그 반대였다.

장기금리라고 할 수 있는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가 20% 후반대였던 것에 비해

단기금리인 콜금리는 30% 후반 대였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외환위기 당시는 절체절명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1년 이후는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지만 바로 하루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유동성에 문제가 있었기에 단기금리가 높이 치솟았다.

 

평소에 이와 금융지식이나 경제법칙을 알고 있으면 이러한 예외의 순간 "어, 왜 저런 현상이 일어났지?" 하고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현상'은 언젠가는 경제법칙에 맞게 정상화'된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회귀할 때 그 순간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바로, 돈을 벌 기회다.

 

우리가 경제 금융 지식을 알아야 하는 이유

 

장단기 금리에 대한 법칙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외환위기 때의 장단기 금리의 역전현상을 쉽게 감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건 비정상이야. 금리도 오를 대로 오른 데다, 장단기 금리의 역전현상까지 일어났으니 말이야. 

비정상 상태는 오래가지 못해. 그럼 머지않아 금리가 떨어질 게 분명해!'

 

이때 현명한 사람들은 또 하나의 금융법칙을 떠올리며 채권에 투자했을 것이다.

 

'그래,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비례하잖아. 따라서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가격이 오를거야.'

 

외환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장기금리와 단기금리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와중에 금리도 다시금 떨어졌다. 

물론 채권가격은 엄청나게 올랐다. 따라서 그때 채권에 투자한 사람은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로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이 있다.

 

나는 우연히 미국의 재테크 서적을 본 적이 있는데, 책의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Be smart, Act Fast, Get Money>가 그것이다.

 

우선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성급하진 않지만 과감하게 행동에 옮겨야 한다. 그래야 돈을 벌 수 있다.

물론 여러분 역시 금융지식이나 경제의 법칙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자연과학 법칙이 아니라 사회과학 법칙이므로 반드시 이론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돈을 벌 기회를 찾고 있다면. '요즘엔 왜 법칙대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현상을 파악해 보라.

바로 그곳에 기회가 숨어 있다.

 

만약 금융지식이나 경제법칙을 알지 못한다면 어떤 신호가 오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고 말 것이다.

기회가 와도 알지 못한다. 아니면 'Be Smart'의 과정은 무시한 채 남들이 움직이는 곳으로 우르르 몰려

'Act Fast'만 하다가 쪽박 차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바로 우리가 금융지식과 경제법칙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Be smart'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상태, 그야말로 이론만 강한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되지만 아무 생각 없이

'Act Fast'만 하는 것은 더더욱 위험한 일임을 명심하자.

 

『나는 금리로 경제를 읽는다, 김의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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